웹기획자, 웹디자이너
우리나라의 UX업종은 1990년대 후반 만 해도 웹기획자, 웹디자이너 였다. 하지만 이 역할은 곧 웹기획자, UI디자이너, GUI디자이너로 나누어 졌다. 그리고 이후 웹기획자는 서비스기획, UI디자이너는 UX리서치로, GUI디자이너는 UX디자이너 바뀌어 가면서 업종은 더욱 혼란속에 있었다. 스스로를 무슨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세상....
기획자와 디자이너 사이에 낀, UI디자이너.. 분명 내가 하는 일은 다른데???
즉 WireFrame 및 시나리오를 치면 기획자 범주이기도 하고 디자이너의 범주이기도 했다. 이럴 때 컬러, 폰트, 배색 등을 건드리면 GUI 혹은 UX디자이너와 전쟁을 치러야 했다. 또 GUI 혹은 UX디자이너는 개발자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웹디자이너의 경우는 기본 이미지를 잘라내고 인터페이스에 해당하는 스크립트를 입혀서 전달을 해줬는데, GUI만 시작했던 친구들은 코딩을 짤 줄 몰랐기 때문이다.
밀린 UX디자이너가 봉착한 춘추전국시대... 개발자와의 불편한 동거
또 기획자가 UI디자이너가 열심히 시나리오를 전달하면 GUI를 만들면서 바뀌고, 개발까지 가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삼국지가 펼쳐졌다. 기획자가 Backend나 시스템을 다루던 사람이 오면 프로젝트는 망하는 것이고 프론트엔드를 담당하고 인터페이스를 다루었던 사람을 만나면 행복한 것이 그런 연유였다.
즉 개발자?라고 하는 순간 랩톱에 블랙스크린에 텍스트로 뭔가를 열심히 만드는 사람들은 신의 경지에 있는 사람들 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무슨 신인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지가 단순히 cell animation수준이면 그나마 행복한데 인터페이스가 인터렉티브하게 돌아가는 순간 개발자는 니가 그린 그림으로는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하고 그림에 빠져있는 것은 구현할 수 없다고 하고 내가 기획서에 없는 것을 만들어서 그려야 하냐며 방어적으로 나오기 마련이었다.
플래쉬가 가져온 혁명적 변화 그리고 부비트랩
매크로미디아사라고 기억할런지 모른다. 현재는 Adobe(아도비)에 M&A되었다. 한동안 UX디자이너가 플래쉬 코딩을 짜는 일을 하던 적이 있었다. 그것도 하드코딩 ...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동작되는 것을 완벽히 알지 못하면 구현이 안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인터랙션 전부를 제 3국 언어인 플래쉬로 짜라는 것은 고통의 나락으로 빠지는 일이었다. 디자인은 불과 반나절에 끝나더라도 코딩만 1주일을 보내는 이 불쌍한 디자이너는 더 이상 디자이너인지 개발자인지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유고(u Go) 인터페이스의 충격
그 때 삼성에서 만들어진 인터페이스가 있었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다보면 u Go라고 있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국경이 자유롭고 시차가 다른 국가간에 애니콜 폰을 가지고 다는 사용자를 위해서 해당 지역에 맞는 배경화면과 시계정보를 통신망상의 사업자 코드 정보등을 이용해서 전달받고 그것을 화면상에는 바뀌어진 시간을 보여주는 플래쉬 인터페이스였다.
로컬에서 인터페이스는 제품 컨트롤만 하면 되는 거고 통신으로 오는 컨텐츠들은 통신사가 하면 되는 것인데 인터페이스가 통신을 입는 발상은 당시 놀라운 충격이었다. 물론 이 때 사용된 플래쉬는 플래쉬 라이트(Flash Lite)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무거운 플래쉬(물론 당시 다른 경쟁 소프트웨어 대비는 무척이나 가벼웠지만)가 그대로 탑재되었을 리는 없으니깐...
혹시 u Go 동영상이나 플래쉬 애니메이션 있으신 분은 좀 공유부탁드린다. (꾸벅)
정보디자인학과 멀티미디어 학과와 산업디자인과의 업종 충돌
문제는 플래쉬 만드는 사람들은 디자인 본질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소위 정보미디어학과 등의 이름으로 디자인 소양은 조금 거리가 있고 스크립트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로만 바글바글했다는 것이다. 순수 디자인과는 교수진도 스크립트니 코딩이니 이해도가 전혀없어서 플래쉬를 다루기 불편했고, 응용디자인중에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학과 출신은 디자인 소양은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로 듣고 코딩으로 인정받았던 사람들이었으니.. 둘의 관계는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이었다. 디자인쪽에서 개발자가 다 똑같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도비의 플래쉬 지원의 중단
이 처럼 애증의 플래쉬가 이제는 중단을 한다고 한다. 그동안 웹사이트가 플래쉬가 돌아가야 웹사이트 같았고, 그렇지 않은 웹사이트는 정말 수백에 만들어지기도 했었었다. 플래쉬는 그야말로 사이즈에 상관없이 벡터방식으로 만들어져서 전면 애니메이션 그리고 인터페이스 본문 컨텐츠까지 정말 전방위적으로 사용되어 왔었다.
그동안도 죽 공지를 했었을지 모르지만, 눈에 들어온 플래쉬 지원중단 공지.... 때마침 올해부터 Windows7도 더 이상의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웹사이트에 신경을 많이 써왔던 사람들은 이미 플랫폼을 갈아타서 플래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방치되었던 웹사이트가 개편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에 왔다. 소프트웨어의 종속이 되면 이런 현상이 생겨버린다.
추억의 플래쉬 그동안 수고 많았다. 그리고 그 플래쉬가 한때는 전부였던 디자이너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0.01.18
나쌤.